블로그 · 현장 기록 · 2026.09.10
49명을 12개 테이블에 어떻게 나눠 앉혔나
자리를 미리 정해 두고, 당일에는 호스트가 안내했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나눴는지 적습니다.
49명이 모이는 저녁 자리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일이 자리를 나누는 것입니다. 장소를 잡고 식사를 정하는 것은 한 번에 끝나는데, 자리는 사람이 늘거나 빠질 때마다 다시 봐야 합니다.
«그냥 순서대로 앉히면 되지 않나» 싶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리 하나가 그 사람의 두 시간을 정합니다.
지난 9월 2일에 12개 테이블을 어떤 기준으로 나눴는지 적어 둡니다. 다음에 오실 분들이 «저기는 자리를 아무렇게나 앉히지는 않는구나» 하고 아셨으면 해서입니다.

기준 하나 — 초대한 분과 초대받은 분은 나란히
저녁 자리에 혼자 들어가 모르는 세 사람 사이에 앉는 상황을 그려 보십시오. 나머지 셋이 서로 아는 사이라면 그 두 시간은 «네트워킹» 이 아니라 «버티기» 가 됩니다.
명함을 주고받아도 이야기가 안 이어집니다. 말을 붙일 실마리가 없으니까요. 그런 자리에 한 번 다녀오면 «이런 모임 나랑 안 맞더라» 는 결론이 남습니다. 모임이 안 맞은 게 아니라 자리가 안 맞았던 건데요.
그래서 첫 번째 기준이 이것입니다. **초대한 분과 초대받은 분은 같은 테이블.** 지인의 손에 이끌려 오신 분이라면 최소한 그 지인은 옆에 있어야 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해 줄 사람이 하나 있으면 나머지는 풀립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한 분이 다섯 분을 데려오신 경우가 있었습니다. 다섯을 한 테이블에 다 앉히면 그 테이블은 회식이 됩니다. 나머지 분들은 남의 회식에 끼어 앉은 꼴이 되고요. 그래서 여러 명 초대하신 분은 그중 두세 분과만 앉으시게 하고, 나머지는 다른 테이블로 나눴습니다.
기준 둘 — 테이블마다 말문을 여는 사람 하나
두 번째는 호스트입니다. 테이블마다 진행을 맡을 분을 한 분씩 두었습니다. 대단한 역할은 아닙니다. 순서를 정해 주고, 말이 없는 분에게 «대표님은 어떤 일 하세요?» 하고 물어 주는 정도입니다.
**당일 안내도 호스트가 했습니다.** 제가 입구에 서서 한 사람씩 자리를 지정해 드린 게 아니라, 각 테이블 호스트가 그 테이블에 오실 분들을 챙겼습니다. 이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 안내를 받으면서 이미 첫 대화가 시작되니까요.
호스트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겪어 보면 압니다. 다들 앉아서 물만 마십니다. 누군가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리는데 아무도 안 엽니다.
어색함이 5분을 넘기면 그 테이블은 끝까지 조용합니다. 그리고 그 침묵은 옆 테이블로 옮지 않습니다 — 그 테이블 사람들만 손해입니다.
기준 셋 — 처음 오신 분을 흩는다
세 번째가 제일 까다롭습니다. 그날 처음 오신 분이 23분, 거의 절반이었습니다. 자리를 대충 채우다 보면 어떤 테이블은 네 명 전부가 처음 오신 분이 됩니다.
그 테이블에서는 아무도 «이 모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를 설명해 줄 수 없습니다. 넷이 나란히 앉아 서로 «여기 원래 이런 데예요?» 하고 묻게 됩니다. 넷 다 모릅니다.
그래서 처음 오신 분과 이미 활동하시는 분을 섞었습니다. 한 테이블에 두 분까지를 기준으로 잡았는데, 초대 관계를 먼저 지키다 보니 세 분이 앉은 테이블이 하나 나왔습니다. 세 기준이 서로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 초대 관계를 지키면서, 호스트를 한 명씩 두면서, 처음 오신 분까지 흩어야 하니까요.

그날 어땠나
- 참석
- 49명
- 테이블
- 12개
- 처음 오신 분
- 23명
- 테이블당
- 4명
**정해 둔 순서가 자꾸 밀렸습니다.** 테이블마다 이야기가 안 끝나서였습니다. 진행하는 입장에서 시간이 밀리는 건 곤란한 일인데, 그날은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서로 소개해 주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처음 만난 사이에서 그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자리가 제 몫을 한 것입니다.
아쉬웠던 것도 있습니다. 명단에는 있는데 자리가 배정되지 않은 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이 늘 때마다 다시 나누다 보면 생기는 일입니다.
다음부터는 손으로 나누지 않습니다
이 세 기준은 머릿속에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늘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봐야 했고, 한 명이 빠졌습니다.
지금은 이 기준들을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명단만 있으면 자리가 한 번에 나오고, 사람이 보고 고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2명짜리 테이블이나 호스트 없는 테이블이 생기면 «여기 이상합니다» 라고 알려 줍니다.
행사 운영은 재능이 아니라 기록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겪은 일을 다음에 안 겪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다음 자리는 10월 7일 (수) 저녁 5:30 – 9:00입니다. 이번에도 같은 기준으로 나눕니다.
서부지역 BNI · 부강 파트너 · 부천 × 강서 · 글 조영빈 (BNI 런칭디렉터)